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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 토끼를 잡은 아파트 <전기요금 아껴 경비원 지킨 아파트>
동장반구 2018-08-05 (일) 23:37 조회 : 2619

전기요금 아껴 경비원 지킨 아파트···“주민동의 없이 해고 못해”

2000가구가 사는 서울 성북구 석관두산아파트.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중 한 곳인 이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서울시 지원금을 보태 각 가구와 지하주차장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 LED ) 조명으로 교체했다. 베란다에는 미니 태양광을 설치했다. 그 결과 전기요금이 대폭 줄었다. 이를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썼다. 이처럼 에너지를 절약해 아파트 경비원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석관두산아파트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고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 결과 2016년 공용전기 사용량은 45%, 가구별 전기 사용량은 12.1% 절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낀 돈은 경비원의 인건비 인상분을 보전하는 데 썼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경비원을 해고하는 아파트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는 경비원 고용업체와 계약할 때 ‘주민의 동의 없이는 경비원을 해고할 수 없다’는 규정도 만들었다. 여름철 불볕더위에 전기요금 걱정 없이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게끔 경비실 외벽에 미니 태양광까지 설치했다.

이 아파트의 사례는 동아에코빌, 월곡동일하이빌뉴시티 등 성북구에 있는 50여개 아파트로 구성된 성북구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가 2015년 ‘경비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선언’을 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들 아파트 입주민들은 관리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 경비원 감축을 하지 않으며, 고령 경비원을 해고하고 젊은 경비원을 채용하지 않으며, 경비원의 정년을 연장해 고용불안을 해소한다고 선언했다.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는 서울시내 한 아파트. 경향신문 자료사진
에너지를 절약·생산해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민 절반 이상이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한 송파구 거여1단지아파트는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공용전기의 50%를 자체 생산한다. 동대문구 홍릉동부아파트 입주민들은 서울시 지원으로 전체 가구의 94%가 미니 태양광을 설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4~9월 전기요금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00여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서울시에선 현재 80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이 같은 주민참여형 에너지 절약·생산으로 ‘관리비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와 이달 안에 에너지 절약 우수 사례를 늘리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공동주택에 미니 태양광을 보급하기 위한 자료조사를 포함,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에너지 절약법을 컨설팅해주는 ‘찾아가는 아파트 에너지보안관’ 사업을 할 계획이다. 공용 전기요금 30%를 절감하는 게 목표다.

에너지자립마을이 활성화되면 관리비 절감, 미세먼지 저감, 공동체 활성화, 일자리 등 에너지 복지 실현, 에너지 자립도 향상 및 원전 의존도 축소 등 1석5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김연지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은 “아파트형 공동주택의 에너지 소비를 낮춰 관리비 부담도 줄이고 경비원과 상생하는 우수 사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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