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물 2,246건
|
|
|
[풍수] 풍수적 관점에서 본 추모공원[환경과 조경 /고제희..발췌] |
좋은생각
2017-09-28 (목) 13:29
조회 : 2927
|
|
무덤의 옛정서와 달라지는 장묘문화
|
|
이 글은 조경전문지 『환경과 조경(2001년 10월호)』특별기회 "추모공원-Memorial Park" 중에서 「풍수적 관점에서 바라본 추모공원-고제희 (대동풍수지리연구원 원장)」의 글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외『환경과 조경(2001년 10월호)』특별기회 "추모공원-Memorial Park" 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우리나라 장묘문화의 현황 및 추모공원의 필요성 - 박복순 Funeral culture and the present condition in Korea and necessity for memorial parks - Park, Bok Soon ● 추모공원 계획 및 설계시 고려사항 - 임청규, 석주화 Points to be considered on planning and design a memorial park - lm, Cheong Gyu / Suk, Ju Hwa ● 풍수적 관점에서 본 추모공원 - 고제희 Points to be considered on design a memorial park from geomancy point of view - Go, je Hee ● 해외 장묘시설 사례 - 박태호 Precedents of cemeteries in abroad - Park, Tae Ho
=========================================================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낮은 산야에는 이름모를 무덤들이 즐비하다. 주저앉은 봉분에 잡초만 무성한 묘도 있고, 석물을 요란스레 치장한 것도 있고, 묘를 쓴지 얼마되지 않아 잔디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땡볕에 시들은 무덤도 있다. '묘지기행'이니 '풍수'니 하며 어지간히 무덤을 찾아다녔지만, 그때마다 무덤에 대한 감상은 한결같이 다르다.
무덤! 시공(時空)을 초월하면 우리와 똑같이 삶을 버거워하며 살았을 죽은 자의 공간이다. 죽음 이후 무덤만이 홀로 그가 이 땅에 살았었다는 사실을 묵언으로 알려줄 뿐이다. 인생! 세상을 사는 동안 우리 모두 물질의 노예가 되어 천 만년 살 것 같이 발버둥친다. 하지만 죽음의 통과의례는 피할 수 없다. 어차피 빈손으로 갈 바에는 가지고 산 것이 적을수록 홀가분하다.
지혜와 총명을 계시받아 부귀영화를 누린 솔로몬 왕도 결국 빈손으로 갔고, 불로초를 구해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꾸었던 진시황 역시 덜컹거리는 마차 위에서 주검의 냄새를 피웠다. 하지만 이러한 애틋한 정감의 장소도 이제는 시대적 논리와 공감에 밀려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무덤을 만들어 주검을 매장하는 풍습이 점차 감소하고, 대신 화장한 다음 납골묘나 납골당에 모시는 새로운 장묘문화가 시류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년 여의도 면적 만한 국토가 묘지로 잠식당하자, 매장 풍습이 국토의 개발과 효율적 이용에 저해 요인으로 부각되었다.
그 결과 『장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시한부매장제와 묘지면적의 축소가 도입되었고, 나아가 사회 일각에서 펼치는 "화장유언제"가 국민적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 매장에서 유골분을 대규모 납골 시설인 추모 공원에 안치하는 새로운 장묘문화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 사진 - 무덤에서 납골시설로 변모하는 장묘문화 ] 1. 上 : "공동묘지 전경" - 전북 부안에 詩妓 매창의 묘가 있던 소박한 공동묘지 2. 下 : "옥외벽식납골단" - 벽제리에 있는 납골시설 |
|
무해무득(無害無得)한 화장
|
|
우리는 자신을 자랑하고 싶을 때, '우리 집은 뼈대있는 가문이야.'라고 말하고, 남을 욕할 때는, '뼈도 못 추릴 놈'이라고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뼈대가 있다'란 말은 풍수적으로 '조상을 길지에 묻어 몇 백년이 지나도 유골이 산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으니 나의 출세는 조상의 음덕으로 당연한 것이다'라는 뜻이다.
또 '뼈도 못추린다'란 뜻은 '당신의 조상은 흉지에 묻혀 땅을 파 보아도 유골 하나 건질 수 없으니 당신의 불행은 조상을 잘못 모셨기 때문이다'란 뜻이다. 조상을 매장한 터의 풍수적 길흉에 의해 사람의 운명이 잘되거나, 또는 못된다는 의미를 내포한 말들이다.
사람을 매장하면 피와 살은 곧 썩어 없어지지만 뼈만은 오랫동안 남아 서서히 산화된다. 뼈를 구성하는 원소는 독특한 진동 파장을 가지는데, 유골이 산화되면서 발생시키는 파장이 동일한 질자체를 가진 후손과 서로 감응을 일으켜 후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풍수의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이다. 그렇다면 화장하면 자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풍수에서는 말하는가? 사람들은 필자에게 호기심 가득찬 눈빛으로 화장에 대한 풍수적 견해를 물어온다.
화장을 한다면 뼈가 고온을 거쳐 가루가 되는 과정에서 인체의 모든 조직 원소가 새로운 원소로 변하고, 유전인자 역시 후손에 영향을 미칠 여유도 없이 급격하게 변한다. 그러면 부모와 자식간에 감응을 일으킬 동일한 유전인자의 파장이 없어져 그후로는 서로 감응하지 못하니, 화장한 유골은 자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무해무득(無害無得)한 것으로 풍수는 해석한다.
따라서 풍수적 관점에서도 화장은 현대에 이르러 새로운 사후처리 방안으로 추천할 만한 대안이다. 사실 경제적 이유와 종교적 문제로 진혈(眞穴)에 좋은 좌향(坐向)으로 모시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풍수적 견해로써도 매장할 묘지가 불행히 흉지라면 화장을 함으로써 후손들이 당할 화(禍)의 근원을 없애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사진 - 공원화 된 해외 장묘시설 ] 1. 上 : 공원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뻬르라쉐즈 묘지 2. 下 : 다양한 조각장식을 사용한 뻬르라쉐즈 묘지 (※ "환경과 조경 (10월)" - "해외 장묘시설 사례 (박태호)" 에서 이미지 인용)
| |
길지(吉地)에 자리한 추모공원
|
|
풍수학은 바람과 물의 순환 이치[天] 그리고 땅의 형성 과정과 지질적 여건[地]을 연구하여 사람[人]이 자연 속에서 좀더 건강하고 안락하게 살터를 구하는 동양의 지리관이며 경험 과학적 학문이다.
방법은 지질, 일조, 기후, 풍향, 물길, 경관 등 일련의 자연적 요소를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에 의해 관찰한 다음, 그들이 사람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파악하고, 각각의 우열을 가려서 그 중에서 좋은 것만 생활에 이용하자는 것이다. 즉 천(天), 지(地), 인(人)이 조화를 이룬 좋은 터를 구하려는 자연적 지혜이다.
조상의 묘지를 자연의 생명력이 왕성한 곳에 택하여서 영혼과 유골의 편안함을 구하거나, 주택을 길지(吉地)에 지어서 지력(地力)에 의해 건강과 행복을 꾀하거나, 마을과 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선택하거나 혹 부지 내에 생기(生氣)가 부족하거나 결함이 있다면 지혜를 기울여 살기 좋은 터로 바꾸는 것 역시 풍수학이 일상에 쓰인 방법들이다.
여기서 길지라 함은 『장경(葬經)』의 〈사람을 매장하면 생기를 받는다(葬者乘生氣也)〉라는 말에 근거하여 생기가 왕성한 곳을 가리킨다. 그리고 생기는 음기(陰氣)와 양기(陽氣)로 구분되는데, 음기는 땅이 가진 생명력(물·온도·양분)에 감응 받으니 혈(穴)을 찾음으로 완성되고, 양기는 공기·햇빛·온도같이 땅 밖의 생명 기운에 감응받으니 올바른 좌향(坐向)으로 완성된다고 보는 것이 정통풍수학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추모공원이 자리할 길지는 어떤 조건을 갖춘 터여야 하는가?
혈을 찾는 과정과 방법이 학문적으로 체계화되어 전승·발전된 정통풍수학으로는 형기론과 이기론이 있다. 흔히 "금계포란형"이니 "장군대좌형"이니 하는 것을 풍수에서는 물형론이라 부르는데, 아직 학문적 체계를 갖추지 못하였다.
형기론은 산세의 모양이나 형세 상의 아름다움을 유추하여 혈이 맺혀 있는 터를 찾는 방법론이다. 임신한 여성은 보통 여성보다 배가 부르듯이, 산에 혈이 맺혀 있다면 분명히 다른 장소와 유별난 특징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 특징을 이론화시키고, 산천 형세를 눈이나 감(感)으로 보아 이론에 꼭 맞는 장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형기론은 혈이 맺칠 수 있는 조건을 간룡법(看龍法)과 장풍법(藏風法), 그리고 정혈법(定穴法)으로 나뉘어 계승· 발전되었다.
간룡법은 상하좌우로 힘차게 꿈틀거리며 뻗어나간 산줄기[용맥]를 찾고, 장풍법은 혈에 응집된 생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주변의 산봉우리가 감싸준 곳을 찾고, 정혈법은 혈이 응결된 장소적 특징을 세심하게 살펴 찾는 방법이다. 이 이론은 역사적으로 배산임수가 잘 된 마을이나 주택 등의 부지 선정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였다.
이기론은 땅에 혈을 맺여놓은 주체인 양기(바람과 물)의 순환 궤도와 양(量)의 방위를 패철(佩鐵)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한 다음 풍수논리를 적용하여 혈을 찾는 방법론이다. 패철을 사용하니, 느낌만으로 혈을 찾는 방법론보다 논리적이면서도 객관성이 확보된다. 그럼으로써 패철로 땅의 국(局)을 판단한 다음 산줄기와 물의 길흉을 판별해 혈을 정하니, 풍수 이론 중에서 가장 설명 가능하다.
여기서 물은 비단 자연의 물(구름· 지표수· 지하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정적(靜的)인 땅을 기계적·화학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적(動的)인 양기의 총칭이다. 바람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이처럼 추모공원은 형기론과 이기론을 통합시킨 최선의 길지에 입지 부지를 마련하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주변환경을 갖춘 곳이면 길지이다.
1) 배산임수의 지형은 일조, 배수, 통풍이 양호하여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쾌적하고 안락하다는 느낌을 준다. - 추모공원의 주위는 산이 에워싸야 전통 묘지가 자리한 산 속을 유족들이 연상함으로써 부모의 체백(體魄)을 모시려는 마음이 편하다. 또 일조량이 좋은 곳은 쾌적하며 겨울철에 난방비가 절감되는 생태적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완만한 경사도는 배수가 잘 되어 오물이 고이지 않는다. 통풍이 잘되면 여름이 시원하고, 화장 매연과 분향에 따른 냄새도 빨리 사라져 유족이나 공원을 찾는 사람이 불쾌하지 않다.
2) 수맥이 흐르는 곳에는 추모공원의 주요 건물을 세우지 않는다. 건물이 침하되거나 건물 벽에 금이 감으로써 유지·관리가 어렵다. - 전통적으로 조상의 묘가 가라앉거나 잔디가 자라지 않으면 사초(莎草, 봉분을 보수하거나 잔디를 새로 심음)하는 것이 후손된 효도로 여겼다. 따라서 납골당(추모의 집)은 묘지를 대신한 시설물임으로 국민적 정서를 위해서도 안전하고 튼튼해야 한다. 대단히 넓은 지역에 자리잡은 추모공원의 부지는 어떤 형태·크기든지 수맥이 흐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수맥이 지나가는 장소를 피하여 화장장(승화원)·장례예식장·납골당의 건물을 세운다.
3) 추모공원의 터는 형기적으로 아름다운 형세를 갖추어야 길격인데, 주산과 내룡 그리고 주변의 산봉우리나 물길이 추모공원과 상생의 조화를 이루는 장소라야 한다. - 공원부지를 마련한 주산은 뒤쪽에서 머리숙인 거북처럼 정지한 듯한 모습에 적당히 떨어지고, 그곳에서 출맥한 내룡이 상하기복과 좌우요동치며 뻗어오되, 건물의 부지는 평탄하고도 넓은 부지라야 안정감이 좋다. 또 좌우의 청룡과 백호는 겹겹이 다정스럽게 껴안은 형세 속에 사람의 어깨 높이가 좋다. 앞쪽에 자리한 안산도 중요한데, 높으면 사람의 눈썹이요, 낮으면 심장의 높이로 가지런해야 길격이다. 조산은 없어도 개의치 않는다. 부지를 흐르는 물길은 둥근 형태(金星水)나 물이 얽히면서 굽이굽이 흐르는 형태(水星水)가 길격이고, 양쪽에서 흘러든 물이 합수하여 앞쪽으로 반듯이 빠져나가는 형세거나(火星水), 부지를 등진 채 흐르는 반궁수(反弓水)는 꺼린다.
4) 또한 풍수이론 중 이기적으로 양기의 흐름이 양호하고, 자연이 순환하는 좌향을 택해야 한다. -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땅 스스로가 아니라, 주변을 흘러 다니는 바람과 물[陽氣]이다. 따라서 땅의 길흉을 올바로 판단하려면 양기의 순환궤도와 양(量)을 판단하여 지형과 지질이 어떤 상태이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이기론은 패철이란 도구를 이용해 땅의 길흉을 판단하는데 탁월한 논리체계를 갖추고 전승된 풍수 이론이다. 좌향을 중시함으로써 좌향론, 바람이 생겨나고 빠지는 방위를 중요시함으로써 득수론이라 불린다. 따라서 추모공원은 일단 양기가 순환하는 장소를 택해야 한다. 부지 바깥의 양기 흐름이 우선수라면 부지 안쪽의 양기 흐름도 우선수이고, 외당이 좌선수이면 내당도 좌선수인 장소라야 한다. 또 중요 건물의 좌향이 중요한데, 양기가 시작되고 빠지는 방위[破]에 따라 좌향은 〈88向法〉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임의적으로나 주변 산세를 감안한 좌향이 아닌 향법에 맞춘 좌향으로 건물을 안치해야 한다.
또 이기론은 땅이 가진 생기의 정도를 12단계로 구분하여 길흉을 판단하는데, 입수룡이 장생, 관대, 임관, 제왕에 해당되는 지점이 좋다고 본다. 중요 건물은 해당 부지 중에서 파(破)와 득수(得水) 그리고 사봉(砂峰)을 보고 생기가 최대한도로 응집된 지점으로 정한다. 주변에서 부지를 주인이나 임금의 격으로 맞아 예를 표하는 사봉을 찾되, 그들이 속한 방위가 북북동방인 계방(癸方)에 있으면 최고의 부지로 손꼽는다.
[ 사진 - 공원화 된 해외 장묘시설 ] 1. 上 : 미국 로즈힐의 공원 내부 2. 下 : 미국 로즈힐의 평판식 묘역 (※ "환경과 조경 (10월)" - "해외 장묘시설 사례 (박태호)" 에서 이미지 인용)
|
|
화장장과 납골당 등 시설의 입지조건
|
|
추모공원이 갖추어야 할 중요 시설물에는 장례예식장, 화장장(승화원), 납골당(추모의 집)이 있다. 그 중 장례예식장은 고인을 화장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추모와 애도의 예를 올리는 장소로 슬픔이 가장 큰 공간이다. 따라서 전통상례에 비춰보면 상여가 묘지에 도착한 것과 같다.
1) 장례예식장은 화장장의 남쪽에 두되, 주검의 머리가 자연스럽게 북쪽으로 향하도록 건물과 내부 예식장의 형태를 갖춘다. 『사례편람』에 따르면, 영구의 장막을 길의 서쪽에 둔다고 했으니, 장례예식장의 건물은 진입로의 서쪽에 두어야한다. 예식장에는 혼백(魂帛)과 신주(神主)를 놓을 단을 설치하는데, 현대 상례에서 혼백은 영정으로 대신한다. 또 『주자가례』에 광중 남쪽에 영구를 놓는다고 했으니, 화장장의 남쪽에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주검의 머리는 북쪽을, 다리는 남쪽을 향하도록 관을 내려놓는다. 장례예식장은 이런 상례가 자연스럽게 이루워지도록 건물과 예식장의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건물의 형태나 지붕의 모양도 중요하다. 『주자가례』에 〈영구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영악(靈幄)을 설치한다〉고 했는데, 영악은 영구를 임시로 안치할 장막이다. 따라서 장례예식장 전체의 외관은 장막을 현대식으로 디자인한 모습이어야 한다.
2) 화장장은 사체를 위생적으로 불태우는 기능과 유골을 수습하여 유골함에 봉안하는 기능이 원활해야함으로 동향과 남동향으로 세운다. 화장은 불교의 장례의식으로 다비(茶毘)하는 장소는 산불의 염려가 적고 사리(舍利) 수습이 용이한 넓은 공터를 택하였다. 따라서 화장장의 위치와 건물 형태에 대한 참고사항이 적다. 다만 풍수적으로 부엌 아궁이는 동향과 동남향이 길하다고 하였다. 이것은 목(木)은 동쪽이며 나무이고, 오행 상으로 화(火)를 낳고, 하루 중에서 기온이 가장 낮은 시간에 햇볕이 들고, 기온이 높은 오후에는 그늘이 져서 덮거나 시신의 상함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지 중에서 동쪽이나 남동향의 부지에 화장장의 건물을 세운다.
3) 납골당은 스님의 부도와 같이 유골을 안치하는 건물로, 부지 내에서 풍수적으로 가장 길한 장소를 택하여 좋은 기를 받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형기와 이기풍수를 총동원하여 추모공원 내에서 생기가 가장 왕성히 응집된 장소[穴]를 정한다. 형기론에서 혈을 정하는 방법에는 조산정혈, 명당정혈, 낙산정혈, 용호정혈, 천심십도혈 등이 있고, 패철로 정혈하는 이기론에는 소수정혈법, 득수정혈법, 사봉정혈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갗춘 곳이 길지에 해당한다.
● 땅을 약간 파 보아 흙이 밝고 여러 색깔이 섞여있어야 한다. ● 꿩이 알을 낳거나 짐승이 새끼를 낳거나 또는 새들이 모여 노는 곳은 좋다. ● 앞산(안산)을 바라보아 사람의 심장에서 눈썹의 높이로 가지런하다. ● 아카시아·잣나무·억새풀이 없고 소나무·참나무(떡갈나무)가 있으면 좋다. ● 겉흙을 긁어내고 생토가 나오면 사방 1치 깊이1치반(1치는 약 3.03cm)의 흙을 파낸 다음 다시 그 흙으로 평평하게 메워둔다. 하루밤 자고 난 다음 가 보아서 메운 흙이 오목하게 꺼져있으면 흉지이고, 볼록 도드라져 있으면 길지이다. ● 가까운 곳에 샘이 없고, 거북이 등처럼 편편하고 넙적한 장소가 좋다. ● 주위에 큰 바위나 돌들이 없어야 한다.
또 쉽게 흉지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 전문적인 혜안이 없으면 흉지를 길지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주의해야 할 일이다.
● 주위의 땅에 이끼가 끼어 있으면, 수맥이 흐른다. ● 쥐·뱀·두더지·벌의 구멍이 있으면 땅 속이 습한 곳이다. ● 나무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기울어져 있으면 지층이 움직이는 곳이다. ● 나무의 줄기가 구불구불하면 땅속에 바위가 있어 생기가 약한 곳이다. ● 주위에 억새풀이 많으면 습한 곳이다. ●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장소는 장풍이 되지 못한 곳이다. ● 주변에 큰 바위가 많거나 돌들이 바깥으로 나와 있으면 좋지 못하다. ●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곳은 흉지이다. ● 산비탈이 가파르고, 또 산등성이 뾰족하면 땅 속은 바위로 흉지이다.
[ 사진 - 쉽게 길지와 흉지를 판단하는 방법 ] 1. 上 : 생토. 길지에서 파낸 흙. 풍수에서는 비석비토(非石非土)라고 한다. 2. 下 : 쉽게 흉지를 알아보는 법. 개미집이 있는 곳엔 수맥이 흐른다.
|
|
납골당의 형태와 좌향 / 석조 조형물
사용자 PC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
납골당은 고인의 유골을 안치하고 또 후손들이 추모하는 집으로, 길한 곳에 부지를 정하는 것 이외에도 풍수적으로 길한 형태와 좌향을 놓아야 고인의 체백이 편안하고 또 후손이 효를 다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묘의 형태는 원형의 봉분에 뒤와 좌우로 내성[활개]를 에워싸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天圓地方)'라는 음양오행사상에 입각하여 비록 땅에 두었지만 영혼이 사는 집으로 보아 하늘의 둥근 형태를 취하였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납골당은 건물 외관이 둥근 형태가 되어야 동양적이고, 내성은 봉분으로 불어오는 흉한 바람을 막기 위함이니 납골당에는 시설할 필요가 없다. 또 유골분은 음습하면 색깔이 변하거나 썩을 위험이 있으니, 온도와 습도가 알맞아야 한다. 따라서 자연 상태일 경우 채광과 통풍이 중요하다.
납골당의 좌향은 풍수학의 〈88향법〉에 맞추어 건물의 앞과 뒤[坐向]을 정하는데, 이것은 법칙화되어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주위를 흘러 다니는 양기 중에서 가장 최적의 생기를 얻고자 함이며, 정생향, 정왕향, 정양향, 정묘향, 태향, 쇠향, 자생향, 자왕향의 방법이 있다.
[ 사진 - 일본 동경의 多磨靈園에 위치한 거대한 돔형의 납골당] (※ "환경과 조경 (10월)" - "해외 장묘시설 사례 (박태호)" 에서 이미지 인용)
|
추모공원은 일단 죽은 자가 영면한 장소임으로 영혼을 위한 조경 시설물이 필요하다. 전통 묘지에 설치된 석물을 보면, 신도비, 비석, 망주석, 장명등, 상석과 혼유석, 향로석 그리고 산신석 등이다.
신도비(神道碑)는 고인의 평생 사적을 기록한 비로써 주로 묘의 동남방인 길가에 세운다. 조선시대에는 종2품 이상의 고관의 묘에만 설치가 허락되었다.
묘비(墓碑)는 고인의 벼슬명(생전,추증), 시호(諡號), 부인, 좌향을 기록해 두며, 보통은 상석의 뒤(무덤의 앞)에 세운다. 상석(床石)은 묘제(墓祭) 때에 제수를 올려놓는 상으로 장방형이며, 혼유석(魂遊石)은 상석과 봉분 사이에 놓인 장방형의 돌로 영혼이 나와 놀게 하거나, 묘제 때에 후손이 올리는 제수를 흠향하는 자리이다.
또 망주석(望柱石)은 묘제 때에 영혼이 자기의 무덤을 찾아오도록 안내하는 표식(標識)으로 사찰의 당간과 같은 역할이다. 보통은 둥근 장대석에 불꽃 모양을 조각하며, 기둥에는 다람쥐를 양각한다.
그리고 장명등(長明燈)은 묘 앞쪽의 중앙에서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설치한 석물로 조선시대에는 일품 재상에 한하여 세워져 피장자의 신분 혹은 품계를 나타내었다. 산신석(山神石)은 묘제에 앞서 산신에게 제수를 올리는 장방형의 돌판으로, 보통 묘의 오른쪽 위에 설치한다.
추모공원은 대규모의 영혼이 안치된 장소로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신도비와 묘비는 세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망주석은 영혼의 길라잡이 역할을 함으로 전통 망주석을 참고한 현대식 조형물을 세우고, 제사를 위해 상석과 향로석, 그리고 신주나 영정을 올려놓을 혼유석을 갖춘 제단만큼은 별도의 넓은 공간에 마련한다. 또 망자가 사는 집을 밝힐 장명등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설치하고, 산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산신석도 필요하다.
[ 사진 - 묘역에 설치하는 석물 ] 1. 左 : "장명등" - 망자가 사는 집, 즉 유택을 밝히는 장명등 2. 右 : "망주석" - 영혼의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
|
추모 공원의 조경과 수목 |
사용자 PC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
조경 설계에 있어 대문의 위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추모공원의 문은 죽은 자와 산 자의 공간을 구분짓는 경계이고, 풍수적으로 공원 내로 기가 들어오는 출입구이다. 따라서 대문은 외부에 순환하는 공기 중 공원 내의 생물이 생기를 얻을 수 있는 방향에 설치해야 한다.
대체로 양기의 흐름을 살펴 좌우측으로 건축물과 120 각도가 틀어진 곳에 세우면 길격이다. 산줄기와 건물의 좌향 그리고 대문이 서로 120도의 각을 이루어 피라미드같은 구조물이 된다. 피라미드의 구조물 아래에는 한 달 이상 물이 썩지 않을 만큼 생기가 강하다.
무덤은 유택(幽宅, 사자가 저승에서 사는 집〉이라 부르며, 예로부터 보호·미화·기념(추모)란 세가지 측면에서 중요시해 왔다. 산짐승과 해충의 침범을 막고자 돌로 봉분을 쌓고, 방풍과 미화의 일환으로 봉분과 묘계(墓界)에 잔디를 심고, 그 바깥에 나무 숲을 조성하여 휴식 공간을 겸하였다.
여기서 무덤 주위에 심은 나무를 묘지목(墓地木)이라 부르는데, 송백은 능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로 취급되고, 특히 반송은 도래솔[丸松]이라하여 묘지 부근에 많이 심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중, 묘지목으론 향나무가 가장 많고 배롱나무, 백송, 소나무, 이팝나무도 있다.
부산진의 배롱나무(제168호)는 정문도의 묘 앞에 있고, 예산의 백송(제106호)는 김정희의 고조부 묘 앞에 있고, 의령의 소나무(제359호), 양주의 향나무(제232호)·청송의 향나무(제 313호), 연기의 향나무(제321호) 등이 그것들이다. 따라서 추모공원의 외곽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숲을 조성하고 안쪽에는 배롱나무·반송·향나무·백송·소나무·이팝나무를 식물의 생육적 특징에 맞는 부지를 제대로 선택하여 심는다.
또 공원으로 침입하는 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삼나무를 심는다. 『산림경제』에, 〈무덤 속의 망상운은 삼나무 못이 그 놈의 뇌를 관통해야지만 죽기 때문에 묘 앞에 반드시 삼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대추나무와 모과나무는 수분을 많이 흡수하는 나무여서 공원 내에 수분을 마르게 하고, 또 가지 끝에 수분이 모여 벼락을 끌어들이니 피한다.
또 추모공원이 풍수적으로 기가 허약하거나 살풍이 불어와 기가 흩어지는 곳이라면 비보의 지혜를 기울여 생기왕성한 복지로 꾸민다. 산 속에 깊이 있다면 강한 음기를 제압키 위해 연못을 조성하고, 살풍이 불어오면 그 방위로 조산을 쌓아 강한 바람을 막아준다.
황진과 북서풍을 막기 위해 북서방에 큰 나무를 심으면 따가운 저녁 햇살까지 피할 수 있다. 그밖에 천기(天氣)를 끌어들이기 위해 북두칠성 모양으로 맷돌을 설치한 소공원도 있고, 종교별 특색을 갖춘 테마공원도 필요하다.
아시다시피 명당에 조상을 모셔야 후손이 발복한다는 풍수 사상은 유교의 조상숭배사상과 맞물려 긴 세월 동안 매장선호사상으로 뿌리를 내렸다. 음택(묘지) 풍수는 인륜적 효심같은 순기능도 있었지만, 일부의 주장처럼 부작용도 있었다.
그럼으로 풍수학은 앞으로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란 오해를 벗어나 변하는 장묘 문화 속에서 새롭게 기여할 바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추모공원 조성 시에 풍수적으로 고려할 사항을 검토해 보았고, 이 시도는 매장에만 적용됐던 풍수학의 순기능이 화장 문화에 접목되어 일부의 화장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킬 것이다.
[ 사진 - 영국 공원묘지의 조경과 우리나라의 전통적 묘지 조경 ] 1. 上 : 영국 Kensal Green 묘지공원의 아스팔트 포장 진입도로는 마치 죽은자가 산자의 방문을 환영하는 듯한 전형적으로 아름다운 가로환경으로 도심속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 "환경과 조경 (10월)" - "추모공원 계획 및 설계시 고려사항 (임청규)" 에서 이미지 인용) 2. 下 : 묘지목. 부산진의 배롱나무(천연기념물 제 168호)는 800년전 동래 정씨의 묘 앞에 심겨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 | |
|
관련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