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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독특한 건축물 즐비한 까닭은? 아하 ‘풍수’ |
좋은생각
2017-09-28 (목) 14:29
조회 : 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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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독특한 건축물 즐비한 까닭은? 아하 ‘풍수’ |
서양건축물 속에 동양 풍수 적용돼 독특한 건축문화 발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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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e@hani.co.kr">이근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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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면 정치 지망생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도구 중에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욱 강한 것이 있다. ‘풍수’다. 김대중 김종필 이회창 김덕룡 한화갑 등 대권주자들의 잇따른 조상묘 이장 이야기는 선거 때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른다.
풍수는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다는 장풍득수(藏風得水)를 줄인 말로, 기원후 4세기께 발간된 중국 고서 <금낭경>에서 유래한다. 풍수는 애초 단순히 묏자리 차원이 아닌 삶의 터전 곧 텃자리를 마련하려는 동양 선조들의 지혜다. 이런 풍수는 현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 풍수의 핵심은 넓은 땅 위에서 한 장소가 갖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이해한 뒤 인간에 의한 도시의 조성 및 건축물의 건립에 따라 발생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현대 풍수의 핵심정신 도시 조성과 건축물 건립에 되살아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생태건축연구회(회장 임상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가 공동주최한 제7회 생태건축세미나에서 한종구 청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풍수를 고려한 생태건축’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풍수를 적용한 현대 건축물들이 집중돼 있는 홍콩의 건물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 교수는 “중국에서 마오쩌둥 혁명이 성공하면서 등장한 공산정권이 전 국민의 화장제도를 도입하면서 풍수 이용을 금지시키고 풍수에 관한 책 출판조차 못하게 하면서 풍수는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며 “중국 영토이지만 영국에 조차돼 홍콩은 역설적으로 풍수 전통이 서양문화 속에서 일정 부분 존속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홍콩에는 서양의 현대건축물 속에 동양의 풍수가 적용되면서 독특한 건축문화가 형성됐다고 한 교수는 분석했다.
한 교수는 홍콩의 대표적 풍수 건축물로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홍콩 상하이은행(HSBH) 본사(1985년), I.M. 페이의 중국은행(1990년), 건축가 안토니의 리펄스베이호텔(1982년), WMKY 건축회사가 설계한 호프웰센터(1980년) 등을 꼽았다. |
[풍수로 파업한 홍콩도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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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은행 빌딩은 건물 유리에 햇빛이 난반사해 시각 장애를 초래함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깨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회색을 사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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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도(HKI)는 1842년 홍콩 중에서 가장 먼저 영국에 할양된 곳이다. 1997년 7월1일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될 때까지 150년 동안 이곳에서는 중국문화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문화와 영국문화를 중심으로 한 서양문화가 만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영국은 홍콩 할양 뒤 제일 먼저 해안에서 1.5㎞ 떨어진 곳에 무역센터를 건립했다. 이때 건설을 위해 도로를 놓았는데, 중국인들은 수호룡의 다리를 자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산을 깎아 호수를 메우자 풍수적으로 물은 재물인데 이를 메워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없앤다고 반발했다. 급기야 공사로 말미암아 생긴 늪에서 말라리아모기가 창궐하고 몇몇 인부가 이 때문에 병들어 죽자 중국인 노동자들은 풍수가 나쁜 탓이라며 파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 교수는 “홍콩에서 건축교육은 다른 교육과 마찬가지로 영국식 교육제도에 따라 이뤄졌지만, 홍콩의 여러 건축가들 심지어 서양에서 교육을 받은 홍콩 건축가들도 풍수를 건축에 적용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풍수를 현대건축에 적용할 때 주변에 있는 산과 주변건물들은 산으로, 주변의 도로는 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교수가 밝힌 홍콩 대표적 건물들의 풍수 적용 사례들이다.
[홍콩 상하이은행 본사](Hongkong Shanghai Bank Headquarters)
홍콩 상하이은행 본사는 1985년 건물 준공 당시 건축비가 홍콩달러 52억달러(미화 6억7천만달러)가 들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힌다. 영국의 하이테크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 초기단계부터 홍콩 풍수사의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건물은 은행의 창구가 1층이 아닌 2층에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은행은 항상 많은 손님이 드나들어 주출입구가 1층에 있는 것이 상식적인데, 건물 전체를 들어올려 1층을 개방하고 에스컬레이터로 2층에 올라가도록 했다. 이는 지기산을 아래 배산임수하여 세워진 이 건물이 지기산에서 내려오는 좋은 기인 용맥의 흐름을 끊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로 해석되고 있다.
상하이은행은 애초 설계에서는 이중 코어 서스펜션 구조(Doble Core Suspensiton Structure)의 방향이 위를 향한 형태였다. 그러나 이 형태는 건물이 내려가는 곧 하향의 방향성이 쇠락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풍수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발전을 상징하는 상향으로 변경됐다.
[중국은행](Bank of China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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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의 수직축으로 구성된 중국은행 입면. 풍수를 고려해 건축가 페이는 수평적 요소를 숨기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다이아몬드 형상을 선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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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에 준공된 지상 70층, 지하 4층의 건물로 중국계 미국 건축가인 I.M. 페이가 설계했다. 입면의 디자인 컨셉은 대나무로, 분절된 건물 몸체를 계속적으로 성장하고 더욱더 높아져 가는 대나무로 생각하면서 형상화한 것이다. 이 건물 역시 지기산과 빅토리아만으로 배산임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건물의 모난 형태는 풍수에서 중시하는 건물의 주변 환경을 찢는 듯한 느낌을 줘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홍콩인들에게 인식됐다. 페이는 결국 수평적 요소를 숨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형상인 다이아몬드 형상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건물 전체의 모습은 칼이나 도끼 형상이어서 마치 날카로운 모서리가 홍콩 총독부와 최고재판소 등을 내리치는 듯한, 풍수적으로 부정적인 형태를 띠어, 영국 쪽은 은행과 총독부 사이의 정원에 버드나무를 심어 풍수림을 조성하기도 했다.
[리펄스 베이 호텔](The Repulse Bay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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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서 용이 바다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건물 중앙에 구멍을 내어놓은 리펄스베이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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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유명한 해변 리조트인 리펄스만에 있는 고급호텔로 1982년에 최고 37층 높이의 건물로 재건축됐다. 이 건물에는 중앙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건물 중심부에 6층 높이의 직사각형 구멍을 비워둔 것은 호텔 뒤의 산을 타고온 용이 바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풍수적 정서를 가진 지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또 이 용혈은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길 구실을 해 자연스러운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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