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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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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풍수] 만시지탄


우등생이고 모범생이었던 그는 학생시절 모든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소위 일류대학에 진학했고 장래 법관을 꿈꾸는 엘리트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반면에 동생은 그와 전혀 딴판이었다.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와 어울리는 쪽으로 매진했으니 노상 꾸지람을 달고 다녔다.
대학 졸업 후 그는 고시공부에 달라붙었다. 잘하면 집안에서 판검사가 나올 것이라 하여 부모의 뒷바라지는 살갑기 그지없었다. 모든 편의와 혜택은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런데 한해 두해 시일이 흐르면서 형제의 위상이 역전되었다. 일찌감치 돈을 버는 쪽으로 진로를 정한 동생은 유능한 장사꾼이 되어 착실하게 자리를 잡은 데 반해 그는 여전히 낙방을 거듭하는 만년 고시생으로 틀을 굳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른하고도 중반을 넘기도록 그 시늉이 되자 아버지 입에서 노골적으로 고시공부를 집어치우라는 말이 나왔다. 하긴 시험에 낙방할 때마다 나온 말이었지만 그때마다 방패막이가 돼주었던 어머니마저 침묵했다. 맥이 빠졌다는 뜻이다. 어제의 유망주가 짐스러운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어머니가 들고 온 그의 사주를 보니 관성이 무력한 데다 기반(羈絆)이 되고 운세마저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는 조악한 팔자다. 출셋길이 시원하게 열릴 리 없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승산 없는 고시공부 걷어치우고 생업이 될만한 길을 찾아보라는 쪽으로 조언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싶어 한숨이 나온다.
이처럼 무력한 사주에는 풍수처방도 별로 보탬이 되지 않는다. 체력이 바닥인 사람에게는 보약이 소용없는 이치와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머잖아 기반이 되는 천간을 충하는 대운이 온다는 점이다. 그 얄팍한 희망을 근거로 조언을 한다.
“고시 공부하던 머리이니 선생님이 되는 길을 찾아보라고 하시오!”
만년 고시생이 교사가 되기 위해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얼마 후였다.
공문룡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출처 : 만시지탄 - cafe.daum.net/dur6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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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출생
중앙대 법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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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학인총회 총재
前 한국 역학계의 태두(泰斗)
원제 임정환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벽천 김석환 선생 사사
한국역학교육학원 강사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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