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사주에서 60갑자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한다.
갑을경정..으로 시작되는 천간은 10개이고, 자축인묘..로 시작되는 지지는 12개이므로,
나타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x12=120개가 된다.
그러나 120갑자가 아니고 60갑자가 되는 이유는,
양간은 양의 지지와 음간은 음의 지지만을 취하기에
(5x6)+(5X6)=60이 되는 것이다.
60갑자는 60진법에 의한 수처리 체계라고 전해지던데
10진법처럼 단순한 합산 반복이 아니라,
음양의 결합원리가 들어가 있는 수처리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각설하고, 60갑자 물상에 대한 책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한 참을 고민했다.
주위에서 60갑자가 대단히 과학적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는데
60갑자에 대한 물상을 풀어쓴 책들은 비과학의 극치였다.
이를테면 천간은 invisible하고, 지지는 visible한 것이라고 회자되는데
60갑자를 설명할 때는 천간과 지지 부분의 설명이 원칙을 벗어나 혼재돼 사용되곤 한다.
예를 들어, 甲子는 큰 궁궐에 쥐들이 모여있는 상이라는 설명 등은 무진장 실망스런 표현들이었다.
또한 60갑자 물상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십이운성에 대한 보편적인 설명을 기반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60갑자에 대한 설명 중 십이운성 상 '病'에 해당되는 글자들은
모두 색정을 지니고 있다고 해석되는 식이다.
옛날 목동들이 하늘의 별들에게 모양을 만들어주고 이름을 붙이고, 전설을 만들어냇듯이
60갑자에 대한 설명도 주위에서 흔히 취할 수 있는 주관적 차원의 설명과 해석으로
메워져 있었다.
나는 60갑자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60갑자가 대단히 과학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를 지니고 있음을 믿는다.
60갑자에 대한 상식적인 해석 수준을 넘어선 그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일말의 믿음을 연료로 60갑자에 대해 해부를 해보자는 의욕이 불타올랐다.
먼저 60갑자 중 천간의 행성과 납음오행, 공망, 지지가 아닌, 갑자에 기반한 신살등을
쭈욱 정리해 보았다. (60갑자를 이해하기 위해 공망을 떠올린 것은
공망은 60갑자의 배열상 탈락된 지지들의 모임이므로 60갑자와 연관성이 있단 생각에서이다.)
색상은 십이운성을 중심으로 구분해 보았는데 60갑자의 끝으로 갈수록 대, 록, 왕이 많이 나타나서 인지
붉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나열된 정보만으로는 60갑자를 이해할 어떤 실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
이리저리 액섹파일을 돌려봤지만 뚜렷한 특징은 좀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60갑자의 행성들과 납음오행의 공통점을 비교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고로 나는 납음오행이 무엇인지, 무엇에 기반한 원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실재로 납음오행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의 쓰임새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1. 그림을 설명하면.
첫번째 네모칸은 60갑자의 다섯행성과 납음오행이 상생을 이루는 경우이고,
두번째 네모칸은 상극을 이루는 경우,
세번째 네모칸은 일치하는 경우이다.
하늘색은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된 갑자의 신살이고(지지신살과 다름)
분홍색은 긍정적인 의미가 내표된 갑자의 신살들이다.
상생인 경우는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의 신살 비율이 4:12
상극인 경우는 // 12: 5
일치하는 경우는 // 7:10
이었다.
2. 60갑자의 다섯오행(행성)과 납음오행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들어, '정해년에는 천록, 일귀 등의 길한 작용이 있었는데 이는 토(납음오행)의 상생작용으로
드러난 것이다'라는 식으로 옛사람들이 당해년의 길흉화복 관계를 납음오행의 이치로 기록해
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대체로 60갑자의 다섯오행과 납음오행이 상생인 경우에는 길한 작용이,
상극인 경우에는 흉한 작용이,
일치하는 경우에는 길흉이 반반인 것으로 흘러가는 듯이 보인다.
3. 정말 재미있는 것은 십악대패라는 신살에 대한 것이다.
유래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백호나 십악대패는 행성들의 역행(reverse)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행성들은 공전주기가 다르므로 지구 관점에서 보면 순행하던 것이
갑자기 역행하는 것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마 외행성인 토성의 역행이 가장 크게 관찰되었을 것이므로 축, 미 별자리에서
토성의 역행이 일어나는 것을 대단히 불미스런 일로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행성들의 역행운동이(사실은 순행하는 것이다) 우주의 재미있는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을 뿐이다.
암튼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사라지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행성의 역행현상을 관찰하면서
옛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이게 웬 귀신의 변고인고.."
역행운동이 귀신의 변고가 아니며, 사실은 순행하는 것이고, 지구인의 눈에만 역행으로
비친 관찰오류였다고 하면, 백호나 십악대패에 대한 설명도 지금에는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윗 그림에 표시된 60갑자의 행성과 납음오행의 상관관계에 삽악대패살을 하나 첨가하면,
관계식은 역전된다.
상생인 경우는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의 신살 비율이 4:12- > 9:12
상극인 경우는 // 12:5 -> 13:5
일치하는 경우는 // 7:10 -> 11:10
십악대패의 영향력은 상생일 경우에 뚜렷해지는데 이른바 '호사다마'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좋은 것이 안 좋은 것으로 역전되는. 만약 십악대패가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사주팔자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십악대패가 있다고 해서 '한 많은 사주팔자'라고 해석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60갑자 오행과 납음오행이 상생의 관계를 이루고 있는 사주에서 십악대패가 있을 때
암울한 인생역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를테면 잘 나가다가 하루아침에 상거지가 된다는 식으로.
물론 행성의 역행이 사실은 순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부분에 대한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창작사주이야기4> 60갑자 해부하기 - blog.daum.net/twinstar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