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合이나 六沖은 커다란 하늘지도에 정확히 대칭점을 이루고 있어
일단은 조화로운 느낌이 든다.
그러나 三刑, 相刑, 自刑이란 녀석들은 제멋대로란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질풍노도기의 청소년들처럼.
그러나 조화로우면 좋은 것이고, 제멋대로면 나쁜 것일까?
이분법적 잣대로만 세상을 가르게 되면
불쌍한 청소년들은 모두 제거 1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품행장애 청소년들도 결국은 아버지, 어머니라는 이름표를 달게되면
원숙한 삶으로 전환하게 된다.
조화와 부조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아인슈타인의 자서전 내용이 떠올랐다.
범신론자인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생명의 신비 앞에서 가장 강렬한 감동을 받는다.
이 감동이야말로 아름다운 것과 참된 것의 바탕을 이루고 예술과 과학의 원동력이 된다.
만일 이러한 감동을 느껴본 적이 없거나 경이감을 체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살아 있으나 죽은 자고, 결국 눈 뜬 장님일 뿐이다."
부조화란 이름이 지닌 부정적인 도그마를 걷어내고
경건한 마음으로 삼형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글의 이해를 위해 잠깐 三刑을 소개하면,
寅巳申 三刑
丑戌未 三刑
子 卯 相刑
辰 辰 自刑
午 午 自刑
酉 酉 自刑
亥 亥 自刑 의 괴상스런 조합이다.
오진법체계로 지지 바라보기
지지는 방위의 개념이면서 숫자로 환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오진법체계로 하면 지지는 12개이므로 2개는 남는 구조가 된다. 공망처럼.
천간은 오진법으로 딱딱 들어맞지만, 지지는 반드시 삐딱선을 걷게 되어있다.
여기서 지지에서는 항상 부조화가 생겨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암튼, 자축인묘...를 오진법 수체계로 전환하면 1,2,3,4,5,1,2,3,4,5,1,2가 된다.
오진법에서 시작수는 1이되고, 완성수는 5가 된다.
하늘의 시작과 끝이라고나 할까.
<오진법으로 푼 지지>
지지에서 시작수1은 정확히 3개이다.
子, 巳, 戌.
이 시작수 1을 가지고 어떻게 하늘을 만들어 낼까.
우선 子午卯酉라는 지축선을 중심으로 하늘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숫자로 나타내면 1.2.4.5가 된다.
가장 쉽게 이해되는 하늘 개념이자, 천구이다.
<천구>
그러면 巳나 戌로 만들어지는 하늘은 어떤 모양이 될까.
궁금했다. 이미 하나의 하늘이 존재하는데 , 두 개의 하늘이 또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존재한다면,,,그것은 하나의 하늘이 둘로 쪼개진 모습이 아닐까...
한 개의 하늘을 쪼개니 두개의 작은 하늘이 보였다.
시작수 1의 巳나 戌로 만들어지는 하늘은 분명히 엇박자가 난 느낌이었다.
寅巳申, 丑戌未 三刑의 하늘은.
< 두 개의 하늘과 2,4,5 글자에 해당되는 지지_타원형>
<원래 축에도 타원형 그림이 있어야 하는데 빠졌어요^^>
더 중요한 것은, 숫자조합인데 기본 오진법 수 중
원래의 하늘은 子午卯酉=>1,2,4,5, 인데
제2 하늘 寅巳申=>1,3,4 이고
제3 하늘 丑戌未=>1,2,3 으로
공통적으로 없던 3이란 숫자가 생기고, 각각 2,5와 4,5가 빠져있었다.
하나가 생기고, 둘은 빠져 있어 무언가 결손된 느낌이 강하다.
그러면 원래 하늘에는 있었지만, 잃어버린 그 숫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지 중 2,4,5에 해당되는 글자들을 찾으면,
축, 묘, 진, 오, 신, 유, 해이다.
다시 찾은 글자 중, 寅巳申/丑戌未 三刑과 공통되는 글자 申, 丑을 제외하면
덩그라니 묘, 진, 오, 유, 해가 남는다.
이 중 진,오,유,해는 자형에 해당되는 글자이다.
辰 辰 自刑
午 午 自刑
酉 酉 自刑
亥 亥 自刑
자형이란 둘로 쪼개지기전, 원래 하늘이 지닌 숫자를 지니고 있는 글자들이다.
그러면 자형이 성립할 필요조건은 두 개의 하늘로 쪼개져야 한다는 것인데,
실전에 적용하려면 팔자에 寅巳申, 丑戌未 三刑이 먼저 존재해야만 성립되는 것이 아닐까?
한편 子卯 相刑의 성립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가 되었는데,
이는 옛 사람들이 무진장 좋아하는 '하늘에 선긋기'에 해당된다.
원해 하늘이 지녔던 4라는 숫자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다른 자형 글자들처럼 짝짓기를 할 수 없었던 외로운 卯는
가상으로 연결하면 子와 짝이 이루어진다.
子의 입장에서는 되게 억울할 것 같다.
가만 있는데 뜸금없이 상형이 되어버렸으니.
그래서 이름도 자형이 아니라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당하게 되는
상형이 된 것 같다.
< 가상선으로 한짝이 된 자묘상형>
늘 그렇듯이 이번 이야기도 상상력 하나로 써 본 글이지만,
사실 이 글을 쓰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사실은 울었다)
육합과 육충, 형충파해, 좋은 느낌과 부정적 느낌을 지닌
이 글자들이, 이 글자들이 이룬 천상의 그림을 나름 그려봤더니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되었다....
<육합과 흉측하다는 형충파해를 합한 그림>
경이로왔다.
조화와 부조화라는 인간의 이분법을 넘어서,
좋음과 나쁨이라는 인간의 판단을 넘어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하늘 그림이 보였다.
말 없는 하늘을 보면서...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우주란, 삶이란, 좋고 나쁨이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신비라는 것을.
출처 : <창작사주이야기7> 三刑_3개의 하늘이야기 - blog.daum.net/twinstar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