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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두설(蓋頭設)과 길신태로(吉神太露) |
주르르루주르르루
2017-10-01 (일) 14:44
조회 :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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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두설(蓋頭設)과 길신태로(吉神太露) ]
명리정종(命理正宗)의 개두설(蓋頭設)은 지지(地支)중의 길신이 천간에 투출하면 그것은 영화(榮華)로운 발출(發出)으로 한 개인의 빈부귀천(貧富貴賤)이 천간의 투출에 좌우되는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더하여 흉물이 지지 속에 암장해 있으면 두려운 바가 없으나 만약 천간에 투출된다면 해로운 작용을 하게 되고 이것은 마치 사지(四肢)와 배, 가슴 등은 다소 불미함이 있어도 의복에 의해 가려지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나 머리에 있는 모든 부분은 표현되는 것이니 투출된 글자에 중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천간 : 天元 : 머리
지장간: 人元 : 오장육부
지지 : 地元 : 몸통
이는 격국의 구성이나 대운의 흐름에서도 마찬가지로 천간의 동(動)적인 개념을 매우 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운이 바뀌는 간운(干運)이 적용되는 시점의 변화를 중시하는 관법이다. 반면 적천수(適天髓)는 길신태로 기쟁탈지풍 흉물 심장 성양 호지환(吉神太露 起爭奪之風 凶物 深藏 成養 虎之患)이라 하여 길신이 천간에 있으면 흐트러지고 손상당하기 쉬우므로 지지에 있는 것이 안전하며 지지에 흉물이 심장되어 있으면 화를 당한다 하여 얼핏 개두설(蓋頭設)과 길신태로(吉神太露)는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즉 개두설에 의거하면 희신은 천간에 투출해야 하고 기신은 지지에 암장되거나 없는 것이 좋으며 길신태로는 반대로 흉신은 제거되기 좋게 천간에 노출되어야 하고 길신은 지지에 암장되어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발상에 연유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개의 명학자들이 후자인 길신태로에 비중을 두는 경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대운을 가늠하는 방법상에 남방운이나 북방운 등의 지지의 운로에 무게를 두는 관법이 널리 활용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두 견해는 상반의 논리가 아니며 사주 추론에 공히 적용되는 행운법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 너무나 기본적인 이론이지만 한 명식의 귀천(貴賤) 여부를 가늠하는 포인트는 용신(用神)의 힘에 달려있다. 용신이나 희신이 건왕하면 곧 귀명인데 이 경우 용신은 당연히 지지에 통근하여 천간에 투출해야 하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하자면 이것이 곧 개두설이다. 그런데 천간에 투출한 용신이나 희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간합(干合)이다. 이것은 곧 길신태로가 된다. 즉 개두설이나 길신태로는 상황에 따라 둘 다 맞는 논리이지 대립되는 논리가 아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사주학 이론의 중요한 단서를 하나 찾을 수 있다. 대저 운(運)의 흐름을 가늠하고 격(格)의 우위를 논할 때 중요한 사실은 합충(合沖)이 오행의 생극제화(生克制化) 이전의 단계라는 것이다. 천간은 합(合)이 중요하고 지지는 충(沖)이 중요하다. 다섯 가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천간합이 다름 아닌 오운(五運)이고 여섯 가지 조합의 지지 육충(六沖)이 육기(六氣)가 되어 이른바 오운육기설(五運六氣說)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즉 오운육기는 소멸과 재창조를 상징하여 곧 음양오행을 설명하는바 한 개인의 운명은 결국 오운육기로 추론되는 이치라 하겠다. 따라서 천간의 간합은 곧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화오행(化五行)을 취용하지 않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행운을 가늠하는 논법의 핵심은 희신 천간이 간합되는 운과 기신 천간이 간합되는 운, 그리고 희신의 뿌리인 지지가 충하는 시기와 기신의 뿌리인 지지가 충하는 시점을 파악하는 데 있다. 그 다음으로 오행의 생극제화를 궁구함이 올바른 추명술(推命術)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 최근에 많은 학습자들이 희용기구한(喜用忌仇閑)의 잘못된 지식체계를 보유한 사례를 보고 있다. 이 점을 임철초의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는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심효첨의 자평진전(子平眞詮)은 정확하게 이를 명시하고 이 점에 충실하였으나 후대 해설서는 좀 더 이 점을 강조하지 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명식(1) ]
甲甲甲甲
戌寅戌戌
이 경우 戌土는 흉물(凶物)임에 틀림없지만 천간에 土의 글자가 투(透)하지 않은 한 일행득기격을 형성함에 있어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즉 흉물이 지지 속에 암장되어 있으면 두려운 바 없는 것이라는 의미인 개두설을 굳이 적용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신(忌神) 천간이 명조에 투출하지 않으면 대개 청명한 명조라 할 수 있다. 만일 기신이 투간(透干)하면 탁명(濁命)이 되어 성패의 부침을 겪고 일신에 장애가 따르는 일이 많다. 그런데 이 명식은 무운(戊運)에 큰 타격을 입고 명멸했다. 이는 곧 적천수의 흉물 심장 성양 호지환(凶物 深藏 成養 虎之患)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위 중국 선열 황극강의 명식은 자주 언급되는 사례로 이는 여러 가지 학습 자료를 제시하는 명식 유형이기 때문이다. 甲木이 일지 寅木에 뿌리를 두고 순일한 木의 기운으로만 투출한 일행득기격(一行得氣格)이다. 혹자는 지지 戌土에 주목하여 일행득기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지만 이미 앞에서 누차 언급하였듯 천간에 투출하지 않은 土의 세력은 태왕한 木의 기운을 거스를만한 세력을 갖지 못한다. 또한 이 명식을 종왕(從旺)이나 강왕(强旺) 등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일행득기(一行得氣)는 종격(從格)이 될 수 없다. 종왕격은 인성과 비겁만을 기뻐하나 일행득기는 인성과 비겁, 식상을 다 기뻐하기 때문이다.
통상 부억법(扶抑法)을 적용하는 내격(內格)의 사례에서 인성이나 비겁과 식상을 공히 희신으로 보는 경우는 없으며 이는 외격(外格) 체계도 마찬가지로 비겁이나 인성 또는 식(食), 재(財), 관(官)으로 구분되어 희신군이 정해지므로 인성과 비겁을 공히 기뻐하는 경우는 따로 별격(別格)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따라서 삼상격이니 일행득기격 등은 전형적인 별격(別格)의 범주에 속하며 록격(綠格)이나 인격(刃格)도 비겁과 식상을 공히 기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격(內格)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교재에서 분류되는 십정격(十正格)은 전혀 타당치 않다. 혹 이를 내격의 재격(財格)으로 보고 무운(戊運)에 군비쟁재(群比爭財)의 흉조로 논한다면 적천수 써머리를 처음부터 다시 학습하여야 한다.
반면 개두설이 아무리 천간의 동태나 세력을 중시한다 해도 그것이 지지에 통근한 유형이 아니면 미약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지지의 세력으로 종(從)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래 종재명(從財命)인 영조대왕의 명을 거론할 수 있다.
[ 명식(2) ]
甲甲甲甲
戌戌戌戌
길신이 지지에 암장된 대표적인 길신태로 기쟁탈지풍(吉神太露 起爭奪之風)의 리스크를 회피하는 명식 유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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